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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변수】
로마서 3:22-24

 

일본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 또는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간바테 구다사이!” 라고 격려합니다. 일본인에게 “간바테”라는 말은 아주 긍정적인 말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당신의 노력을 응원합니다”라는 의미를 담은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동북대지진 이후에 이 말이 곤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간바테” 하고 있는 사람, 더 이상 “간바테”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무책임하게 말하지 말라는 항의가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런 재난을 당한 것이 “간바테”하지 않아서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간바테” 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야 했습니다. 분명히 “간바테”라는 말은 좋은 말이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이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일본어의 “간바테”를 영어로 한다면 “Good Luck”이라는 표현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무라 타쿠야가 출연한 인기 드라마 이름이기도 하지요. “Good Luck”이라는 말은 행운을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건네는 말이긴 하지만 “간바테”와 “Good Luck”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다른 것 같습니다. “간바테”는 자신이 열심히 해야하는 것인 반면에 “Good Luck”은 자신의 실력과 노력 이외의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경험은 어떠셨습니까? 성공했을 때도 있고 실패를 경험했을 때도 있을텐데 그것은 여러분의 “간바테”의 덕분이었습니까? 아니면 “Good Luck”의 덕분이었습니까?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두 가지 요소가 다 있을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실력도 있어야 하고 노력도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합니다. 실력과 노력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도 인정해보자는 것입니다.

로버트 H. 프랭크라는 사람이 이런 책을 썼습니다. 책 제목은『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오늘 설교 제목인 “우연한 변수” 라는 말이 나옵니다. “우연한 변수”라는 것은 한 마디로 “운”을 말합니다. “Lucky”, “행운”입니다.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은 운이다” 라고 점쟁이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점쟁이는 아니고 코넬대학의 경영학 교수입니다. 사람들은 재능과 실력과 노력에서 성공의 원인을 찾습니다. 그래서 성공 사례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찾습니다. 겸손을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 후에 운이 좋았다고 말하겠지만 실패의 원인에 대해서 말할 때는 진심으로 운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만약 우리가 자신에게 임한 행운에 대해서 그것이 “행운”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불운에 대해서 공감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겠지요. 그 사람의 불행은 다 그 사람의 책임일 뿐인 것이죠. 아파하는 사람과 공감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운”을 저는 “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성공과 행복이 있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인 것입니다. 그러니 이 책에서 말하는 “우연한 변수”라는 것은 저의 언어로는 “은혜의 기회”입니다. 고향의 집 동경에서 생활하게 되신 것은 “우연한 변수”일 겁니다. 그러나 “은혜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함께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은혜의 기회” 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아주 우연한 작은 사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저도 “작고 우연한 변수”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계획하지 않었던 우연한 사건을 통해서 구원의 신앙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은혜 안에 들어가보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었고 우주보다 큰 섭리였다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그래서 행운인 것을 알게 됩니다. 구원받은 사람, 천국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자신의 재능과 실력과 노력을 인해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우리의 삶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은혜때문에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서 진정 위대하며 놀라운 우연한 변수는 그 길을 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사건입니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을지라도 그 재능과 실력과 노력으로도 나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태어난 것도 우리의 실력과 노력이 아니었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주어진 젊은 날의 시간에 충분히 “간바테” 하여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 “간바테”를 쉬게 하십시오.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주어지는 은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아들이십시오. 여러분의 은혜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간바테”에 해당하는 영어가 “Good Luck”이라고 했는데 “Cross your fingers”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손가락을 엮는다는 것이겠지요. 기도한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우리를 찾아오시는 그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손가락을 마주 엮어서 기도하겠습니다.

2019년4월28일 고향의 집 동경 오후 예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