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마가복음 11:20-33

11:20 그들이 아침에 지나갈 때에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마른 것을 보고

11:21 베드로가 생각이 나서 여짜오되 랍비여 보소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나이다

11:22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을 믿으라

11:23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하지 아니하면 그대로 되리라

11:24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

11:25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하시니라

11:26 (없음)

11:27 그들이 다시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서 거니실 때에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이 다 나아와 

11:28 이르되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누가 이런 일 할 권위를 주었느냐

11:29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대답하라 그리하면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르리라

11:30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내게 대답하라

11:31 그들이 서로 의논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로부터라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아니하였느냐 할 것이니

11:32 그러면 사람으로부터라 할까 하였으나 모든 사람이 요한을 참 선지자로 여기므로 그들이 백성을 두려워하는지라

11:33 이에 예수께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알지 못하노라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세상이 말하는 권위는 다른 사람들의 위에 서는 것으로부터 나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재력, 권력 등이 그들의 권위를 세우는 배경이 되어줍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권위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의 전반부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권위를 소개합니다. 어제 본문에서 등장하였던 열매를 맺지 않은 무화과나무가 예수님의 말씀에 말라버린 것, 그것을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을 믿으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이 당연하기 때문에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의 제자들, 그리고 마가복음을 기록한 마가와 주위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원래대로라면 ‘하나님을 믿으라’ 가 아닌, ‘나를 믿으라’ 라고 말씀하셨어야 할 것입니다.

 

 그 후의 내용까지 살펴보면, 하나님의 권위는 남들보다 많이 가진 것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겸손해지는 것부터, 베푸는 것과 용서하는 것부터 그 권위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당시 이스라엘의 권위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그 ‘권위’가 누구로부터 난 것인지, 그 권위가 정당한 것인지를 묻습니다. 그렇게 질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은 이미 백성들로부터 인정받은 권위를 가진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권위가 보여주는 모습은 무엇입니까. 남들의 것을 빼앗고, 다른 사람의 위에 서려 하며, 그를 위해 없던 죄 조차도 만들어내는 것이 그들이 가진 권위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권위를 지탱하던 것이 바로 성전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어제의 본문에서 성전을 정화하시고, 이후 이 성전이 무너질 것을 예언하십니다. 하나님의 권위를 세우는 성전이 아닌, 인간의 권위를 세우는 성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권위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본문의 대제사장 무리들 역시,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세례 요한을 처형했고, 예수님마저 처형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권위는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 권위입니다.

 

 대제사장 무리의 권위를 지탱하던 성전은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권위를 세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이 땅 위에 세워졌고, 지금도, 앞으로도 서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해야 할 권위는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권위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 권위가 우리를 위한 것이라면 그 생각은 너무나도 옳습니다. 하지만 그 권위는 우리를 위한 권위가 아닌, 하나님의 권위입니다. 그저 그 권위에 동참하며, 하나님의 권위를 세워나가는 일에 쓰임받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젠간 무너져버릴 세상의 권위가 아닌, 영원히 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권위를 입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