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사무엘상 18:10~16
18:10 그 이튿날 하나님의 부리신 악신이 사울에게 힘있게 내리매 그가 집 가운데서 야료하는고로 다윗이 평일과 같이 손으로 수금을 타는데 때에 사울의 손에 창이 있는지라
18:11 그가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다윗을 벽에 박으리라 하고 그 창을 던졌으나 다윗이 그 앞에서 두 번 피하였더라
18:12 여호와께서 사울을 떠나 다윗과 함께 계시므로 사울이 그를 두려워한지라
18:13 그러므로 사울이 그로 자기를 떠나게 하고 천부장을 삼으매 그가 백성 앞에 출입하며
18:14 그 모든 일을 지혜롭게 행하니라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니라
18:15 사울이 다윗의 크게 지혜롭게 행함을 보고 그를 두려워하였으나
18:16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을 사랑하였으니 그가 자기들 앞에 출입함을 인함이었더라

 

진 에드워드 (Gene Edward Veith Jr.) 가 쓴 『세 왕 이야기』라는 책 (1층 책장에 있습니다) 에서 세 왕은 사울과 다윗 그리고 그 다음 왕인 솔로몬의 이야기가 아니고 사울, 다윗 그리고 다윗에게 반역을 했던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사울은 다윗을 질투하여 충신 다윗을 죽이려고 했던 미치광이였고 압살롬은 자신의 아버지 다윗의 왕위를 찬탈하려고 반역했던 패륜아였습니다.

 

사울과 압살롬이라는 인간성을 내팽개치며 권력에 집착했던 틈바구니 안에서 하나님을 믿고 사람같이 살았던 왕은 다윗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 왕 이야기에서 다윗은 빛납니다. 왕이라서 빛나는 것이 아니고 짐승 같은 탐욕의 역사 안에서 사람같이 살았기 때문에 빛나는 것입니다. 진 에드워드는 사울과 다윗의 결정적인 차이를 다윗이 자기를 벽에 꽂기 위해서 창을 던졌을 때 그것을 뽑아 사울에게 되던지지 않는 다윗의 인내와 겸손이라고 말합니다.

 

다윗과 사울의 대결 가운데 끊임없이 나타나는 다윗의 인내, 그리고 마지막까지 넘지 않고 지켜내는 선, 결국 이것이 하나님께서 다윗을 모든 환란 가운데 극복하고 이기게 하신 믿음의 힘입니다. 다윗은 사울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실행하지 않았고 결국 비참하게 죽은 사울의 죽음을 슬퍼했으며 사울의 사후를 책임집니다. 압살롬의 쿠데타 사건 때에는 부하 요압에게 압살롬을 제발 죽이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요압이 압살롬을 죽였을 때 압살롬의 이름을 부르며 목 놓아 울었습니다.

 

구에르치노 (Guercino) 가 그렸던 「다윗을 공격하는 사울」 (Saul Attacking David, 1646) 이라는 작품을 들여다보면 사울의 눈에는 분명히 불안과 광기가 서려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표정은 그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분노하지 않고 놀라지도 않습니다. 하프를 들고 리드미컬하게 그 상황을 빠져나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것이 다윗의 그릇입니다. 배신과 두려움의 상황이 파도처럼 밀려올지라도 선을 지키며 그 시간들을 버텨 낼 수 있는 것이 다윗의 그릇의 크기입니다. 내 안에도 하나님의 평안을 담은 그런 넉넉한 공간이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