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QT39：나귀를 탄 예수 20200217-1

요한복음12:12-19
요12:12 그 이튿날에는 명절에 온 큰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오신다 함을 듣고
요12:13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
요12:14 예수는 한 어린 나귀를 만나서 타시니
요12:15 이는 기록된바 시온 딸아 두려워 말라 보라 너의 왕이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신다 함과 같더라
요12:16 제자들은 처음에 이 일을 깨닫지 못하였다가 예수께서 영광을 얻으신 후에야 이것이 예수께 대하여 기록된 것임과 사람들이 예수께 이같이 한것인줄 생각났더라
요12:17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실 때에 함께 있던 무리가 증거한지라
요12:18 이에 무리가 예수를 맞음은 이 표적 행하심을 들었음이러라
요12:19 바리새인들이 서로 말하되 볼지어다 너희 하는 일이 쓸 데 없다 보라 온 세상이 저를 좇는도다 하니라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매년 유월절이 되면 원근각처에서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몰려듭니다.

 

예루살렘에서 30km 이내에 사는 성인 남자들은 반드시 유월절 잔치에 참여했고 유대를 벗어나 사방에 퍼져 있는 사람들도 유월절을 예루살렘에서 지키는 것은 연중 소원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만 해도 유월절에는 약 25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유월절의 예루살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해 유월절을 맞는 예루살렘에는 특별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돌풍적인 인기를 일으키고 있던 예수님 때문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나타나셨습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나귀를 타셨습니다. 예수님은 늠름한 말을 타지 않고 볼품없고 우스꽝스러운 새끼 나귀를 타셨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이 발이 땅에 끌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는 것은 즉흥적인 퍼포먼스가 아니고 스가랴 선지자의 예언입니다. 요한은「시온 딸아 두려워 말라」는 말씀만 짧게 인용하고 있지만, 스가랴 9장 9절 전체는 이렇습니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할찌어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찌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공의로우며 구원을 베풀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새끼니라」

 

9절은 예수님이 겸손의 왕으로 오심으로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신다는 것이고 이어지는 10절은 나귀를 탄 왕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말합니다. 스가랴 9장을 확인해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에브라임의 병거와 예루살렘의 말을 끊겠고 전쟁하는 활도 끊으리니 그가 이방 사람에게 화평을 전할 것이요 그의 정권은 바다에서 바다까지 이르고 유브라데 강에서 땅 끝까지 이르리라」

 

10절의 1인칭인 「내가」는 하나님이고 3인칭인 「그가」는 그리스도 예수를 말합니다. 하나님이 에브라임의 병거와 예루살렘의 말과 전쟁하는 활을 끊으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방에게 화평을 전하고 온 세상을 통치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평화는 팍스로마나의 철권통치에 의한 무사안일이 아니고 십자가에서 죄를 속하시고 하나님과 이웃과의 화평을 이루시는 평화입니다. 그 평화가 어디서 오는지는 마태복음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태는 스가랴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라고 했습니다. 나귀는 멍에 메는 짐승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나귀는 승용이 아니고 화물용이었습니다. 나귀는 짐을 지고 다닙니다. 나귀가 짐을 대신 지어주니 사람은 살만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짐을 사람이 지고 어찌 그 먼 길을 다니겠습니까? 예수님이 짐을 대신 지어주시는 것이 우리에게 화평이 되었습니다. 이사야는 53장에서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같지만,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그 죄의 짐을 담당했습니다. 스스로 버텨낼 수 없는 무거운 죄의 짐을 대신 지셨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읽은 꾀많은 당나귀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짐이 무거워서 힘들었던 당나귀는 개울을 지나다가 넘어져 물에 빠졌습니다. 당나귀가 지고 가던 짐은 소금이라 물에 녹아버렸고 덕분에 당나귀는 가벼워진 채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번에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던 당나귀는 지난번처럼 짐을 가볍게 하려고 꾀를 써서 일부러 물가에서 넘어졌습니다. 짐이 가벼워졌겠느니 하고 일어섰더니 짐은 더 무거워져 있었습니다. 그날 지고 가던 짐은 솜이었던 것입니다.

문득 잔머리 쓰다가 물에 젖은 솜뭉치 같은 부담을 혼자서 다 짊어지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 다 그분에게 짐을 맡기십시오. 겸손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 안에 거하십시오. 예수님의 멍에는 쉽고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