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전도서 8:1~8
8:1 지혜자와 같은 자 누구며 사리의 해석을 아는 자 누구냐 사람의 지혜는 그 사람의 얼굴에 광채가 나게 하나니 그 얼굴의 사나운 것이 변하느니라
8:2 내가 권하노니 왕의 명령을 지키라 이미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였음이니라
8:3 왕 앞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왕은 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행함이니라
8:4 왕의 말은 권능이 있나니 누가 이르기를 왕께서 무엇을 하시나이까 할 수 있으랴
8:5 무릇 명령을 지키는 자는 화를 모르리라 지혜자의 마음은 시기와 판단을 분변하나니
8:6 무론 무슨 일에든지 시기와 판단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임하는 화가 심함이니라
8:7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8:8 생기를 주장하여 생기로 머무르게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자도 없고 전쟁할 때에 모면할 자도 없으며 악이 행악자를 건져낼 수도 없느니라

 

솔로몬은 왕의 명령을 거역하지 말고 왕의 권위에 복종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왕을 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왕에 대한 복종을 말하면서 그것을 「사리의 해석」이라고 했고 「시기와 판단을 분변하는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궁극적으로 왕을 위해서가 아니고 자기 또는 공동선을 위한 것입니다.

 

왕정 시대에 있었던 왕의 권위에 대한 복종을 지금의 정치적 구조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고대 왕국에서 국가는 왕의 것이었고 백성도 왕의 소유였지만, 대의 민주주의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주인인 국민은 국가공무원에게 권력을 위임한 것이므로 엄밀하게 명령권자는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자는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상위 권위를 잊어서는 안 되고 동시에 국민은 절차에 따라 선출되고 임명된 권력자의 정무적 권위를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민은 권력기관의 의사결정에 복종해야 하고 권력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사리의 해석이고 올바른 판단이고 분별입니다.

 

솔로몬의 의도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것도 아니고 백성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현재 자신의 위에 어떠한 권위가 있습니다. 솔로몬은 그 권위자와 권위적 행위가 부당할 때에 그것을 거스르는 어리석음 때문에 한 개인이 기회를 놓치거나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명령권자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권위에 대한 순종입니다. 적극적 대처는 사람의 그릇마다 달라집니다. 탈권위의 시대에도 결정권을 가진 권위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런 그릇을 만들어내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