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이사야 43:4

43:4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네 대신 사람들을 내어 주며 백성들이 네 생명을 대신하리니

 ‘사랑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어딘가의 만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가슴 설레는 대사, 그러나 곰곰이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랑하는데 이유가 필요한 것 같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말이 잘 통하고, 궁합이 잘 맞는 사람과 지내고 싶은 것이 당연하며, 이성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누구나 머릿속에 자신의 이상형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만족하는 사람들과만 지낼 수는 없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참고만 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사람에게서 나와는 맞지 않는 부분들로 인한 불편함을 덮을 정도의 장점을 발견한다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또는 이성으로서 이상형과는 다를지라도 그 관계를 기쁘게 지속해 나갈 버팀목이 되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이유 없는 사랑이 아닌, 사랑하기 위해 그 이유를 찾는 노력의 결과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오늘 말씀은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거리가 먼 이야기 같다. 오늘 본문에서 불과 몇 장만 앞으로 넘어가면,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배반과 범죄의 역사들이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의 눈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할 이유는 커녕, 사랑하지 못할 이유만으로 가득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향해 하나님은,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이라 말씀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이 사랑에 이유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그들의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시는, 그런 완전한 사랑 그 자체이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 사랑을 보고, 닮아가려 해도 분명 우리에게는 불가능할 것이다. 아마 하나님도 그 사실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기에 하나님은 오늘, 사랑할 이유가 필요한 우리들에게 나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함께 주고 계신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배롭고 존귀하신 분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이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이다.

 

 

 온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 나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며, 나를 사랑하신다는데, 내가 나를 사랑할 다른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그 분이 내 옆의 사람을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며, 그들을 사랑하신다는데, 내가 그들을 사랑할 다른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