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14~26
8:14 제자들이 떡 가져 오기를 잊었으매 배에 떡 한 개 밖에 저희에게 없더라
8:15 예수께서 경계하여 가라사대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8:16 제자들이 서로 의논하기를 이는 우리에게 떡이 없음이로다 하거늘
8:17 예수께서 아시고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 떡이 없음으로 의논하느냐 아직도 알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둔하냐
8:18 너희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또 기억지 못하느냐
8:19 내가 떡 다섯 개를 오천명에게 떼어 줄 때에 조각 몇 바구니를 거두었더냐 가로되 열 둘이니 이다
8:20 또 일곱 개를 사천명에게 떼어 줄 때에 조각 몇 광주리를 거두었더냐 가로되 일곱이니이다
8:21 가라사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하시니라
8:22 벳새다에 이르매 사람들이 소경 하나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손대시기를 구하거늘
8:23 예수께서 소경의 손을 붙드시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사 눈에 침을 뱉으시며 그에게 안수 하시고 무엇이 보이느냐 물으시니
8:24 우러러보며 가로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의 걸어 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거늘
8:25 이에 그 눈에 다시 안수하시매 저가 주목하여 보더니 나아서 만물을 밝히 보는지라
8:26 예수께서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며 가라사대 마을에도 들어가지 말라 하시니라
오병이어 사건이 있었고 그 이후에 칠병이어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오병이어 때는 오천 명이 먹었지만 칠병이어 때는 사천 명이 먹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칠병이어 사건 이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배를 타고 이동하는데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헤롯과 바리새인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분별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누룩이란 말을 듣자 미처 챙겨 오지 못한 떡을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은 정치와 종교에 속거나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인데, 제자들은 그것을 경제적인 것으로 알아들었습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병이어 기적 이후에 열두 바구니의 떡이 남았던 것, 그리고 칠병이어 이후에 일곱 광주리의 떡이 남았던 것을 상기시키십니다. 남은 것들이 몇 바구니 있었다는 말이면 될 것 같은데 굳이 열두 바구니와 일곱 광주리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되고 있는 것의 의미를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2와 7이라는 숫자를 드러내는 것에는 그 숫자가 가진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21절의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고 하신 말씀을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열두 바구니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말하는 것이고, 일곱 광주리는 가나안의 일곱 족속, 이른바 이방 족속을 말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문맥에 12와 7에 엑센트가 붙어있는 이상 이러한 해석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아직도 모르겠느냐고 하신 것은 정치와 종교와 경제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방의 구원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리새인은 종교를, 헤롯은 정치를, 군중과 제자들은 경제를 추구했지만, 예수님은 열방의 구원을 추구하셨습니다. 예수님만이 참된 영적인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목적은 나를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예수님을 다른 것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