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8장 1~13
8:1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니 허다한 무리가 좇으니라
8:2 한 문둥병자가 나아와 절하고 가로되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케 하실수 있나이다 하거늘
8:3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가라사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신대 즉시 그의 문둥병이 깨끗하여진지라
8:4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다만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 하시니라
8:5 예수께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한 백부장이 나아와 간구하여
8:6 가로되 주여 내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와하나이다
8:7 가라사대 내가 가서 고쳐 주리라
8:8 백부장이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8:9 나도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이요 내 아래도 군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
8:10 예수께서 들으시고 기이히 여겨 좇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8:11 또 너희에게 이르노니 동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이르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함께 천국에 앉으려니와
8:12 나라의 본 자손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8:13 예수께서 백부장에게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은대로 될지어다 하시니 그 시로 하인이 나으니라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이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종의 치료를 위해서 애를 썼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누가복음에 보면 백부장은 유대인 장로 몇 사람을 예수님에게 보냈고 장로들은 예수님에게 백부장이 자신들 유대인을 위하여 회당을 지어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로마에서 가버나움으로 파견된 직업군인입니다. 자기의 부리는 종을 사랑하고 유대인을 사랑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약자를 향한 긍휼과 사람에 대한 정중함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이 자기 집으로 가시려 할 때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 8」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 말을 놀랍게 여기셨고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10」 고 그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누구나 아프면 낫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순간에는 무신론자도 없고 불신자도 없습니다. 지푸라기도 믿음의 대상이 됩니다. 위급할 때 급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백부장이 칭찬받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백부장은 침착하고 인격적입니다. 아직 집에 도착하지도 않았을 때 길 위에서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삽나이다」고 말했습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을 믿되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 말씀의 힘을 믿었습니다. 말씀이 곧 실제라는 것을 믿었습니다. 종이 치유되는 현상을 바라고 있었지만 믿음은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말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필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를 위해 주시는 한 말씀입니다. 한 말씀만 주시면 내가 살겠습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위기와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났다는 간증은 많이 듣지만 위기와 고난에서 구원을 받아도 하나님을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위기에서 건져 주신 초월적인 신비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계기로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인격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현상을 확인하는 것이 믿음이 아니고 말씀을 믿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인격입니다.
그저께로 타계 10주년을 맞았던 작가 고 박완서는 남편을 잃은 넉 달 뒤에 아들마저 불의의 사고로 잃었습니다. 당시 예수님을 믿지도 않았지만 예수님에게 살려달라고 기도할 틈도 없이 하나뿐인 아들이 죽었습니다. 교양있는 문학가는 방안에서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고 했습니다. 살기 위해 글을 써야 했을 것이고 그 고통스러운 시간에 쓴 글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책이 되어서 나왔습니다. 그 책 제목이 『한 말씀만 하소서』입니다. 하나님이 한 말씀을 하셨기 자신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참척의 시간을 견디어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