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3:1~12
13:1 사울이 왕이 될 때에 사십 세라 그가 이스라엘을 다스린지 이 년에
13:2 이스라엘 사람 삼천을 택하여 그 중에서 이천은 자기와 함께 믹마스와 벧엘산에 있게 하고 일천은 요나단과 함께 베냐민 기브아에 있게 하고 남은 백성은 각기 장막으로 보내니라
13:3 요나단이 게바에 있는 블레셋 사람의 수비대를 치매 블레셋 사람이 이를 들은지라 사울이 온 땅에 나팔을 불어 이르되 히브리 사람들은 들으라 하니
13:4 온 이스라엘이 사울의 블레셋 사람의 수비대를 친 것과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의 가증히 여김이 되었다 함을 듣고 길갈로 모여 사울을 좇으니라
13:5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과 싸우려 하여 모였는데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이요 백성은 해변의 모래같이 많더라 그들이 올라와서 벧아웬 동편 믹마스에 진치매
13:6 이스라엘 사람들이 위급함을 보고 절박하여 굴과 수풀과 바위틈과 은밀한 곳과 웅덩이에 숨으며
13:7 어떤 히브리 사람들은 요단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가되 사울은 아직 길갈에 있고 그를 좇은 모든 백성은 떨더라
13:8 사울이 사무엘의 정한 기한대로 이레를 기다리되 사무엘이 길갈로 오지 아니하매 백성이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
13:9 사울이 가로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 하여 번제를 드렸더니
13:10 번제 드리기를 필하자 사무엘이 온지라 사울이 나가 맞으며 문안하매
13:11 사무엘이 가로되 왕의 행한 것이 무엇이뇨 사울이 가로되 백성은 나에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13:12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은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치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 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10장부터 13장에 걸쳐서 사무엘상의 시제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이 10장에서 사무엘이 사울에게 길갈에서 7일간을 기다라고 했던 것의 연장선인지 2년이 지난 후 사무엘과 사울 사이에 또 다른 길갈에서의 제사 약속이 있었는지는 연구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사울이 사무엘과 약속한 7일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제사를 집전하여 드린 것입니다.
사울은 3천 명의 상비군을 조직하여 블레셋과 싸웠지만 블레셋 군대는 강력하고 규모가 거대했습니다. 그것에 위축된 이스라엘 군대는 흩어져 도망하기 시작했고 사울은 군 통솔을 위한 목적으로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이 제사를 집전하여 번제를 드립니다. 이스라엘 사회는 왕정이 시작되었지만 엄격하게 제정(祭政)은 분리되어 있었으므로 왕이 제사를 집전할 수는 없습니다. 사울은 그것을 위반했고 사무엘과의 약속도 어겼습니다.
사울에게 중요한 것은 예배가 아니고 정치군사적인 위기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리더십을 위해서는 이미 보여준 자신의 허우대, 용맹스러운 군인의 모습, 그리고 왕적 권위 위에 종교적 위엄까지도 취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만약 제사가 순수한 예배의 목적이었다면 며칠이라도 더 기다리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사무엘이 시간 안에 오지 않았다는 핑계는 자신이 제사장이 되어 샤먼적 리더십을 행사하고 백성들에게 그것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입니다. 사울은 정치적 목적으로 예배를 이용했습니다.
하나님을 이용해서 자기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서운 일입니까? 월권은 마음이 높아짐의 증거입니다. 경험이 많아지고 역량이 커지면 자기 자리를 지키지 않고 선을 넘고 싶어지는 유혹을 만납니다.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묻지 않고 보고하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임의로 결정하고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윗사람이 하는 일에 불만이 많고 근거 없이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은 교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빠르게 자기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또한 리더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중용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