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에베소서 5:1~14
5:1 그러므로 사랑을 입은 자녀 같이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가 되고
5:2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5:3 음행과 온갖 더러운 것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이라도 부르지 말라 이는 성도의 마땅한 바니라
5:4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돌이켜 감사하는 말을 하라
5:5 너희도 이것을 정녕히 알거니와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하는 자 곧 우상 숭배자는 다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에서 기업을 얻지 못하리니
5:6 누구든지 헛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 이를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가 불순종의 아들들에게 임하나니
5:7 그러므로 저희와 함께 참예하는 자 되지 말라
5:8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5:9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5:10 주께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
5:11 너희는 열매 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예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
5:12 저희의 은밀히 행하는 것들은 말하기도 부끄러움이라
5:13 그러나 책망을 받는 모든 것이 빛으로 나타나나니 나타나지는 것마다 빛이니라
5:14 그러므로 이르시기를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네게 비취시리라 하셨느니라

 


스물여덟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몇 년 후 교회의 리더를 맡아 실수투성이일 때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오늘 본문 5:14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르시기를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네게 비취시리라 하셨느니라」 서른둘에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헌신했지만 우여곡절을 지나 보니 목사가 되기까지 14년이 걸렸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기 싫어서 도망간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자격이 되지 않아 바닥에서 빙글빙글 돌았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 아주 길게 이어졌습니다.

 

마흔이 넘어 동경기독교대학에서 신학 공부를 할 때입니다. 하루는 중원(中庭)이 보이는 강의실에서 묵상 수업을 했습니다. 불 꺼진 노출 콘크리트의 무채색 공간은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내 색깔과 꼭 닮아 있었습니다. 그때 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한 줄기 빛이 중원의 작은 꽃나무들에게만 선택적으로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주위는 여전히 어두웠지만 잎사귀는 마치 빛을 품어 내는 것처럼 반짝였고 가끔씩 바람에 흔들거렸습니다. 회색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중원의 꽃나무는 강렬한 채도로 빛났습니다.

 

꽃나무가 아름답다기보다 비추어진 빛이 신비하여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제아무리 예쁜 꽃도 자체 발광을 하지는 않습니다. 세계 안에는 하나님에 의한 피조물이 아닌 것이 없고 모든 피조물은 조명을 받아야만 세계 가운데 존재와 위상을 드러냅니다. 에베소서 5장 14절을 생각해 내고 청년의 날 때 했던 그 기도를 묵상 과제에 다시 써넣었습니다. 「주님이 나에게도 빛을 비추어 주신다면 주님이 나에게 주신 것들이 살아나 빛날 것입니다.」

 

에베소서 5장 14절은 이사야서 60장 1절의 인용입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에베소서 5장 14절은 「그러므로」라는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접속사로 연결하고 있으므로 이사야 60장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사야 60장은 무채색의 존재, 바벨론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포로들에게 해방의 빛을 비추시겠다는 하나님의 조명의 약속입니다. 사람이 발광(発狂)해 보아도 발광(発光)되지 않습니다. 광원은 하나님이고 하나님이 빛을 비추어 주셔야 사람이 투영하고 반사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따라 다시 기도했습니다. 「주님이 나에게도 빛을 비추어 주시면 주님이 나에게 주신 것들도 살아나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