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4:43-54
4:43 이틀이 지나매 예수께서 거기를 떠나 갈릴리로 가시며
4:44 친히 증거하시기를 선지자가 고향에서는 높임을 받지 못한다 하시고
4:45 갈릴리에 이르시매 갈릴리인들이 그를 영접하니 이는 자기들도 명절에 갔다가 예수께서 명절 중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을 보았음이더라
4:46 예수께서 다시 갈릴리 가나에 이르시니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곳이라 왕의 신하가 있어 그 아들이 가버나움에서 병들었더니
4:47 그가 예수께서 유대로부터 갈릴리에 오심을 듣고 가서 청하되 내려오셔서 내 아들의 병을 고쳐주소서 하니 저가 거의 죽게 되었음이라
4:48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
4:49 신하가 가로되 주여 내 아이가 죽기 전에 내려오소서
4:50 예수께서 가라사대 가라 네 아들이 살았다 하신대 그 사람이 예수의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4:51 내려가는 길에서 그 종들이 오다가 만나서 아이가 살았다 하거늘
4:52 그 낫기 시작한 때를 물은즉 어제 제 칠시에 열기가 떨어졌나이다 하는지라
4:53 아비가 예수께서 네 아들이 살았다 말씀하신 그 때인줄 알고 자기와 그 온 집이 다 믿으니라
4:54 이것은 예수께서 유대에서 갈릴리로 오신 후 행하신 두 번째 표적이니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따르면 공간과 시간이 없이는 이성이 기능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시공이 없으면 관찰하고 인지할 수 없고 이성적 파악과 논리적 사고도 불가능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존재를 논쟁하기 전에 과연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칸트의 말대로 이성이 시공의 조건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라면 이성은 시공을 초월한 하나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어야 합니다. 이성이 그것을 알려면 하나님이 시공 안으로 들어오셔서 이성의 코드로 변환해 주시거나 또는 이성을 초월한 하나님의 현현을 믿는 것 이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이성을 이용한 합리적인 사고체계를 가져야만 세계를 질서있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성경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지나간 역사 안에는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신비와 기적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성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배척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하나님을 읽을 수 있는 도구가 이성에만 한정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성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하나님이 이성 안에 갇힐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기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가서 보지 않고 만지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으로 나았음을 선포했고 그 선포는 실제가 되어서 죽어가던 아이가 살아났습니다. 예수님은 직접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죽어가고 있을 때 예수님은 선언했습니다. 그 선언으로 인해 공간적이고 시간적인 초월이 일어난 것입니다. 나중에 그 시간을 따져보니까 말씀하신 그 시간에 치유가 임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무엇입니까? 공간으로 가서 그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따져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기적은 시공을 초월하여 일어났지만 인간은 여전히 시공 안에서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는 현상으로 드러나 눈에 보이니 기적을 인정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의 선언, 말씀이었습니다.
이와 비슷했던 사건으로 백부장의 하인을 고쳐주신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백부장은 예수님이 직접 우리집에 오시지 않아도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믿음에 대해서 기뻐하시고 칭찬하셨습니다. 요한복음의 서론이자 총론은 그 시작에 있습니다. 태초에 세상과 질서를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그분은 말씀으로 세상과 질서를 지으셨고 그래서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이 곧 말씀이시라는 것입니다. 그 총론 안에서 우리는 요한복음의 각론을 읽고 있습니다.
말씀은 지금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일하고 계십니다. 말씀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이해 그리고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기도가 시간과 공간에 갇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침부터 예기치 않은 일들이 있어서 묵상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하나님은 말씀과 동행하는 성도들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일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