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23장 1~17
23:1 욥이 대답하여 가로되
23:2 내가 오늘도 혹독히 원망하니 받는 재앙이 탄식보다 중함이니라
23:3 내가 어찌하면 하나님 발견할 곳을 알꼬 그리하면 그 보좌 앞에 나아가서
23:4 그 앞에서 호소하며 변백할 말을 입에 채우고
23:5 내게 대답하시는 말씀을 내가 알고 내게 이르시는 것을 내가 깨달으리라
23:6 그가 큰 권능을 가지시고 나로 더불어 다투실까 아니라 도리어 내 말을 들으시리라
23:7 거기서는 정직자가 그와 변론할 수 있은즉 내가 심판자에게서 영영히 벗어나리라
23:8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23:9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편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23:10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23:11 내 발이 그의 걸음을 바로 따랐으며 내가 그의 길을 지켜 치우치지 아니하였고
23:12 내가 그의 입술의 명령을 어기지 아니하고 일정한 음식보다 그 입의 말씀을 귀히 여겼구나
23:13 그는 뜻이 일정하시니 누가 능히 돌이킬까 그 마음에 하고자 하시는 것이면 그것을 행하시나니
23:14 그런즉 내게 작정하신 것을 이루실 것이라 이런 일이 그에게 많이 있느니라
23:15 그러므로 내가 그의 앞에서 떨며 이를 생각하고 그를 두려워하는구나
23:16 하나님이 나로 낙심케 하시며 전능자가 나로 두렵게 하시나니
23:17 이는 어두움으로 나를 끊지 아니하셨고 흑암으로 내 얼굴을 가리우지 아니하셨음이니라
23장은 엘리바스에 대한 욥의 항변인데 귀에 익은 말씀이 나옵니다. 23장 10절입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23:10」23장 10절은 지난번 욥기 8장 7절의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구절의 경우와 같이 배경과 문맥을 고려하면 해석에 오해가 있어 보입니다. 욥기 23장 10절의 다른 번역을 참고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발 한 번 옮기는 것을 다 알고 계실 터이니, 나를 시험해 보시면 내게 흠이 없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련만 ! 표준새번역」
「그래도 하나님은 내 옮겨 놓는 발걸음 다 알고 계시는 분. 내가 어떤 인간인가 알아보시려 하나 내가 깨끗한 인간이란걸 아실걸세. 현대어성경」
「그런데도 그는 나의 걸음을 낱낱이 아시나니, 털고 또 털어도 나는 순금처럼 깨끗하리라. 공동번역」
원래 우리의 해석은 「하나님이 비록 불과 같은 시험으로 나를 연단하시지만 이 연단이 끝나면 내가 정금이 되어 하나님께 나아갈 것입니다」라는 욥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의지적 의미로 이해했지만, 사실 문장의 의미는 「하나님이 아무리 나를 연단 하여도 나는 지금 현재 정금처럼 순수합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후에 자신은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을 따랐고 명령을 어기지도 않았고 음식보다 하나님 말씀을 사모했다고 부연합니다. 그것에 불순한 의도가 섞여 있지않음으로 자신은 순금이라고 말합니다.
이쯤 되면 욥도 치우쳐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의 정죄는 갈수록 날카로운 칼이 되고 욥의 결백의 호소는 갈수록 자기도취와 과대망상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욥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욥에게 죄가 전혀 없다는 말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욥은 자신이 하지도 않았던 악행을 의심받고 있고 친구들은 그것을 확신적으로 문제 삼고 있기 때문에 그럴만한 자기의 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을 증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읽어가다 보면 15절에서 욥은 하나님을 두려워합니다. 10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15절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의 앞에서 떨며 이를 생각하고 그를 두려워하는구나 15」 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알지 못하고 막을 수 없다고 체념합니다. 10절에서 자신의 믿음의 진실함을 친구들에게 호소했다면, 15절에서 욥은 하나님 앞에서는 떨며 두려워합니다.
8장 7절의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가 하나님이 욥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라 빌닷이 욥에게 한 말이듯이, 23장 10절의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도 욥이 하나님께 고백한 말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변론한 말입니다. 그러니 욥은 도취와 망상 상태가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결백을 증거해야하고 하나님 앞에서는 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3장 10절을 사랑하려면 먼저 사람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금이라는 것은 섞으면 더 강해지고 사용하기에 좋아집니다. 그래서 순금으로 산다는 것은 덜 아름답고 덜 화려하고 오히려 더 약하고 불편한 일입니다. 욥이 정금(순금)이라고 하는 것은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순수하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욥이 고난당하고 있지만 사람 앞에서 부끄러울 것이 없고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있으니 더 많은 것을 섞어서 합금이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부러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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