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연료가 소모되면 가솔린을 주유하고 휴대폰의 배터리가 소모되면 충전한다.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면 충전하고 싶은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 년의 4분의 1, 1/4분기가 지나간다. 일 년의 배터리 중에 25%를 이미 사용한 것이다. 배터리 잔량은 75%, 충전의 습관대로 카렌더에 충전기를 갖다 대 보아도 시간은 충전되지 않는다.
계절은 언제나 마음보다 빠르다. 마음은 아직 겨울인데 3월마저도 과거가 되려고 한다. 세월은 언제나 마음보다 빨라서 마음은 청춘인데 어김없이 나이를 먹어간다. 시간의 빠름이 당황스럽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의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나면 인생은 종료될 것이다. 막대기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가 깜박거리기 시작하고 기어이 방전되고 말겠지.
죽음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니 노여워하거나 두려워 할 일은 아니다. 헤어짐의 슬픔은 남겠지만 죽음이 없이는 인간은 아무도 삶을 진지하게 살지 않을 테니까. 진정 두려운 것은 죽음이 아니고 오늘을 소중하게 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날에 있을 심판의 재료도 오늘이니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잘 보낸 하루가 편안한 잠을 주듯이 잘 쓰인 일생은 평안한 죽음을 준다.」고 말했다. 1/4분기는 끝났다. 더는 충전해서 쓸 수 없다. 다만 4월부터 2/4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을 뿐이다. 2/4분기가 시작되는 4월의 세상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