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8:1~14
18: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저편으로 나가시니 거기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다
18:2 거기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가끔 모이시는 곳이므로 예수를 파는 유다도 그곳을 알더라
18:3 유다가 군대와 및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얻은 하속들을 데리고 등과 홰와 병기를 가지고 그리로 오는지라
18:4 예수께서 그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가라사대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18:5 대답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가라사대 내로라 하시니라 그를 파는 유다도 저희와 함께 섰더라
18:6 예수께서 저희에게 내로라 하실 때에 저희가 물러가서 땅에 엎드러지는지라
18:7 이에 다시 누구를 찾느냐고 물으신대 저희가 말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18:8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에게 내로라 하였으니 나를 찾거든 이 사람들의 가는 것을 용납하라 하시니
18:9 이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자 중에서 하나도 잃지 아니하였삽나이다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18:10 이에 시몬 베드로가 검을 가졌는데 이것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오른편 귀를 베어버리니 그 종의 이름은 말고라
18:11 예수께서 베드로더러 이르시되 검을 집에 꽂으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
18:12 이에 군대와 천부장과 유대인의 하속들이 예수를 잡아 결박하여
18:13 먼저 안나스에게로 끌고 가니 안나스는 그 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이라
18:14 가야바는 유대인들에게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유익하다 권고하던 자러라
예수님을 팔기 위해서 나갔던 가룟 유다가 군대와 대제사장의 경비병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님을 대제사장에게 넘기기 위한 것입니다. 베드로가 칼을 뽑아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쳤으나 예수님은 베드로를 막고 스스로 체포되어 결박당한 채 끌려갔습니다. 예수님은 유다를 말리지 않았고, 군인들에게 저항하지도 않았지만, 오직 칼을 빼어 든 베드로만 말리셨습니다. 베드로의 마음은 알겠지만 이야기에서 제일 방해가 되는 것은 베드로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잡혀가는데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요?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팔았기 때문입니까? 대제사장이 살해 음모를 했기 때문입니까?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간 제자들을 비난하면 될까요? 우리는 주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 읽어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배신당해야 했고, 체포되어야만 했고, 끌려가야만 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은 나의 죄 때문입니다. 내 죄 때문에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내 죄 때문에 대제사장은 살해를 모의했고, 내 죄 때문에 군인들은 출동했고, 내 죄 때문에 제자들은 도망갔고 예수님은 끌려갔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아버지께서 주신 잔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요한복음 18장을 읽고 있는 우리는 전지적 독자 시점입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될 것이고 그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점에서 예수님을 응원할 수 있겠습니까? 나 대신 죽기 위해 끌려가는 일을 어떻게 응원할 수 있겠습니까? 나 대신 죽어야만 하는 길에 누군가가 어떤 역할을 했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고 나 대신 죽으러 간다고 응원할 수도 없습니다. 비난할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응원할 염치도 없습니다. 이 본문 안에 나도 어디엔가 서 있어야 합니다. 엉거주춤하게 예수님이 아버지에게 받은 잔을 드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