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9:14-22
19:14 이 날은 유월절의 준비일이요 때는 제육시라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이르되 보라 너희 왕이로다
19:15 그들이 소리 지르되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빌라도가 이르되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대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하니
19:16 이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들에게 넘겨 주니라
19:17 그들이 예수를 맡으매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히브리 말로 골고다)이라 하는 곳에 나가시니
19:18 그들이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새 다른 두 사람도 그와 함께 좌우편에 못 박으니 예수는 가운데 있더라
19:19 빌라도가 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이니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 기록되었더라
19:20 예수께서 못 박히신 곳이 성에서 가까운고로 많은 유대인이 이 패를 읽는데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기록되었더라
19:21 유대인의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라 쓰지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쓰라 하니
19:22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쓸 것을 썼다 하니라
사람은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 부끄러운 일들을 ‘없던 일로 하자’ 라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 일을 없었던 것처럼 여기는 것으로 수많은 감정과 기억, 그 책임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없던 일로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 역시 알고 계십니다. 결코 그것을 단지 없던 일로 하시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라는 자신들의 위협, 또는 수치의 대상을 없던 것으로 하기를 원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죽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예수의 죽음은 유대 사회를 넘어 전세계로 그의 복음이 전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유대인들 외에도 어떤 것을 없던 것으로 하기 원했던, 다시 말해 죽이기를 원했던 한 분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없던 것으로 여기시기를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공의의 하나님께서는 그 죄를 단지 외면할 수는 없으셨습니다. 반드시 어떠한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습니다. 그 죄를 죽이기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가 죽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으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죽이기 위해 빌라도에게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라고 외쳤던 것과 같이, 우리 역시 하나님께 끊임없이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라고 외쳐야만 합니다. 그 없이 하기를 원하는 대상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아닌, 우리의 죄입니다.
아무리 외쳐도 그 죄는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이 느낄 때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원했던 예수의 죽음이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와 복음의 확장이라는 결과를 낳았던 것과 같이, 오히려 우리의 죄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것만 같이 느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것,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심으로 그 모든 죄를 이기셨습니다. 그리고 그 승리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죄의 삯인 사망을 넘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