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2:9-16
12:9 여호와께서 그들을 향하여 진노하시고 떠나시매
12:10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12:11 아론이 이에 모세에게 이르되 슬프도다 내 주여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여 죄를 지었으나 청하건대 그 벌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
12:12 그가 살이 반이나 썩어 모태로부터 죽어서 나온 자 같이 되지 않게 하소서
12:13 모세가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하나님이여 원하건대 그를 고쳐 주옵소서
12: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그의 아버지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을지라도 그가 이레 동안 부끄러워하지 않겠느냐 그런즉 그를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가두고 그 후에 들어오게 할지니라 하시니
12:15 이에 미리암이 진영 밖에 이레 동안 갇혀 있었고 백성은 그를 다시 들어오게 하기까지 행진하지 아니하다가
12:16 그 후에 백성이 하세롯을 떠나 바란 광야에 진을 치니라
하나님은 분명 진노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진노를 항상 기억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기억하여야 할 것은, 그 진노의 대상이 무엇인가 라는 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에, 항상 언급되는 것이 바로 ‘죄’입니다. 당연하게도 인간에게 죄가 있기에 하나님의 구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고자 하시는 것은 그 다른 무엇도 아닌 죄로부터, 죄의 결과로부터의 구원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우리가 성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모순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하나님 자신이 모순된 존재가 되지 않으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반드시 죄를 심판하셔야만 하는 하나님께서,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에 대한 심판을 하지 않으셔도,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자신의 백성들을 그저 죄의 결과대로 심판하셔도, 어느 쪽이든 하나님의 성품, 성경의 말씀은 모순되어 버립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을 사랑하시면서도, 죄를 심판하는 방법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주신 것입니다. 죄를 지은 인간을 미워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안에 있는 죄를 미워하시며, 그 죄를 지은 인간을 심판하시는 것이 아닌, 죄라는 존재를 심판하신 것, 그러면서도 인간이 지은 죄의 대가는 확실하게 치루시는 것,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진 사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아론이 모세에게 부탁한 것을,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 부탁하셨습니다. 거기에 스스로 그 모든 죄의 결과를 지셨습니다.
하나님이 미워하신 것은 미리암이 아니었습니다. 본문 내용 만을 보면 마치 이스라엘 진영이 미리암을 기다린 것 같이 느낄 수 있지만, 사실은 그것 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가고 서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을 통하여 명령하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리암을 기다린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닌 하나님이었던 것입니다.
죄를 짓고 진영 밖에 쫓겨나 있던 미리암이, 그 대가를 치루고 진영 안으로 들어올 때 까지, 하나님께서는 그 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다리게 하셨습니다. 끝까지 미리암을 데리고 가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진영에서 미리암을 쫓아낸 것이 아닌, 죄를 쫓아내신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광야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이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치 이스라엘 진영 밖으로 쫓겨나, 이대로 버려지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시간은 결코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쫓겨난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있는 죄가 하나님 앞에서 쫓겨나는 시간입니다. 죄와 싸워 이기신 예수님의 승리를 우리 마음 속에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쫓겨나는 고통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모두 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