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0:14~21
20:14 모세가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자를 보내며 이르되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의 말에 우리의 당한 모든 고난을 당신도 아시거니와
20:15 우리 열조가 애굽으로 내려갔으므로 우리가 애굽에 오래 거하였더니 애굽인이 우리 열조와 우리를 학대하였으므로
20:16 우리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우리 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나이다 이제 우리가 당신의 변방 모퉁이 한 성읍 가데스에 있사오니
20:17 청컨대 우리로 당신의 땅을 통과하게 하소서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나 통과하지 아니하고 우물물도 공히 마시지 아니하고 우리가 왕의 대로로만 통과하고 당신의 지경에서 나가기까지 좌편으로나 우편으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이다 한다 하라 하였더니
20:18 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통과하지 못하리라 내가 나가서 칼로 너를 맞을까 염려하라
20:19 이스라엘 자손이 이르되 우리가 대로로 통과하겠고 우리나 우리 짐승이 당신의 물을 마시면 그 값을 줄 것이라 우리가 도보로 통과할 뿐인즉 아무 일도 없으리이다 하나
20:20 그는 가로되 너는 지나가지 못하리라 하고 에돔 왕이 많은 백성을 거느리고 나와서 강한 손으로 막으니
20:21 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의 그 경내로 통과함을 용납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모세는 에돔에 이르러 에돔 왕에게 정중하게 길을 내어 줄 것을 요청한다. 에돔을 형제라 부른 것은 에돔이 야곱의 형 에서에게서 시작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돔은 이를 거절하고 군사를 동원해 위협했다. 모세와 백성들은 그들과 충돌하지 않고 조용히 우회한다.
어제 본문에서는 내부에서 속 썩이는 형제들 때문에 감정 관리를 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왔다. 오늘은 밖에서 속을 썩인다. 내부를 결속해야 하는데 백성들은 끊임없이 분열하고, 외교를 해야 하는데 협상이 되지 않는다. 안에도, 밖에도 그를 지지해 주는 이는 없다. 내일 본문에서는 가장 의지하던 동역자인 친형 아론마저 죽는다.
이래저래 모세라는 리더는 외롭다. 에돔이 호의를 보이지 않아 멀리 돌아가야 하는 것이 손해처럼 여겨지지만, 에돔이 없어도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방해하며 광야에서 40년을 돌아다니기만 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돔 때문에 손해 본 것은 없다. 순간순간 믿음의 해석과 순종을 하지 못했던 것이 원통할 뿐이다.
모세는 주저앉지 않는다. 여정이 고단하여도 그 여정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이끌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방해와 거절, 상실과 단절이 쏟아져도 모세는 그 길을 버리지 않는다. 그 길은 모세가 선택한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여신 길이기 때문이다. 내부의 방해와 분열도, 외부의 위협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막을 수는 없다.
삶의 한가운데서 거절당하고 단절되고 고립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내 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서러울 때가 있다. 그 시간은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다. 하나님이 고독과 위기로 우리를 몰아넣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에게 가장 안전한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다. 에돔에게 거절당한 것은 마음에 두지 말고, 하나님과 함께 또 걸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