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2:28~42
32:28 이에 모세가 그들에게 대하여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 지파의 두령들에게 명하니라
32:29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만일 각기 무장하고 너희와 함께 요단을 건너가서 여호와 앞에서 싸워서 그 땅이 너희 앞에 항복하기에 이르거든 길르앗 땅을 그들에게 산업으로 줄 것이니라
32:30 그러나 그들이 만일 너희와 함께 무장하고 건너지 아니하거든 가나안 땅에서 너희 중에 산업을 줄 것이니라
32:31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대답하여 가로되 여호와께서 당신의 종들에게 명하신 대로 우리가 행할 것이라
32:32 우리가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가나안 땅에 건너가서 요단 이편으로 우리의 산업이 되게 하리이다
32:33 모세가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과 요셉의 아들 므낫세 반 지파에게 아모리인의 왕 시혼의 국토와 바산 왕 옥의 국토를 주되 곧 그 나라와 그 경내 성읍들과 그 성읍들의 사면 땅을 그들에게 주매
32:34 갓 자손은 디본과 아다롯과 아로엘과
32:35 아다롯소반과 야셀과 욕브하와
32:36 벧니므라와 벧하란들의 견고한 성읍을 건축하였고 또 양을 위하여 우리를 지었으며
32:37 르우벤 자손은 헤스본과 엘르알레와 기랴다임과
32:38 느보와 바알므온들을 건축하고 그 이름을 고쳤고 또 십마를 건축하고 건축한 성읍들에 새 이름을 주었고
32:39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자손은 가서 길르앗을 쳐서 취하고 거기 있는 아모리인을 쫓아내매
32:40 모세가 길르앗을 므낫세의 아들 마길에게 주매 그가 거기 거하였고
32:41 므낫세의 아들 야일은 가서 그 촌락들을 취하고 하봇야일이라 칭하였으며
32:42 노바는 가서 그낫과 그 향촌을 취하고 자기 이름을 따라서 노바라 칭하였더라
요단강을 건너기 전, 르우벤과 갓 지파는 길르앗의 목초지를 보고 그 땅을 요구했다. 다른 지파는 아직 분깃이 정해지지 않았고 가나안 본토는 정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요단 동편의 일부 지역은 이미 모세가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무찌르고 점령한 땅이었다. 그들의 요구는 자칫 공동체의 질서를 흔들고 갈등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조건을 제시했다. 모든 정복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장하여 앞장서 싸우겠다는 약속이었다. 모세는 그 약속을 받아들이되,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서 책임 있게 이행할 것을 분명하게 요구했다.
오늘 본문은 갓과 르우벤 지파가 모세와 하나님 앞에서 했던 약속이 어떻게 공적으로 확정되는지를 보여준다. 모세는 이들의 요청을 조건부로 수용하여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 각 지파 족장들에게 위임한다. 그 결과, 갓, 르우벤, 그리고 므낫세 반 지파는 요단 동편의 길르앗과 바산 지역을 분배받고 자신들의 이름을 붙이고 성읍을 건설했다. 이것은 공동체 앞에서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다.
현실적인 요구는 자칫 이기적인 욕심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것이 공동체 안에서 책임과 헌신을 수반할 때 신앙 안에서 정당한 권리로 드러날 수 있다. 현실적인 필요라는 의미에서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정당한 권리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고 신앙은 그것을 부정하거나 죄악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권리를 위한 책임과 헌신이 필요하다. 갈등의 조짐이 있었으니 더 확실한 방법으로 신뢰를 지켜야 한다. 신앙은 욕망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욕망을 신실하게 다루는 태도일 것이다. 동편 정복 때 읽게 될 아간의 경우는 이를 잘 대조하고 있다. 자신의 권리와 현실적 필요를 주장할 때, 그것을 위한 헌신의 무게를 함께 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