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9~14
12:9 사랑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12:10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12:11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12:12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12:13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12:14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누구나 본능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기준 삼아 타인을 평가한다. 그래서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자기를 먼저 채우고 넘치는 것으로 하면 된다고 말한다. 틀렸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것은 공급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자기 사랑을 넘지 못한 사람에게 사랑은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는 자기가 아닌 존재를 사랑할 수 있을까?
바울은 구원의 핵심을 길게 전한 뒤에 구체적 삶의 자세로 인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헌신”이었고, 그 다음은 그것과 항상 함께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랑”에 대한 것이다.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형제를 사랑하고 존경하기를 먼저 하라,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고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힘쓰라,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고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나아가 핍박하는 자까지 축복하라.
바울이 제시하는 사랑의 언어는 모두 자기중심을 부인하고 타자를 향해 나아가는 동사들이다. 사랑이 명사일 때 그것은 개념이 되고, 좋아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고, 말로만 존재하는 관념이 된다. 그러나 동사일 때 그것은 사건이 된다. 용서가 되고, 나눔이 되고, 존중이 되고, 환대가 된다. 그 순간 사랑은 살아 움직이는 실재가 될 것이다.
원수를 축복하고 핍박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으로는 불가능하다. 바울은 그 항변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에 먼저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했다. 사랑은 거기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 아닌 하나님께 사랑받았음을 믿을 때, 나는 나 아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의에 율법은 끼어들어올 틈이 없다. 지금 가진 것이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라도, 주어진 삶이 그 방향성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믿음이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