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마태복음 26:6~16
26:6 예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 계실 때에
26:7 한 여자가 매우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가지고 나아와서 식사하시는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26:8 제자들이 보고 분하여 가로되 무슨 의사로 이것을 허비하느뇨
26:9 이것을 많은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
26:10 예수께서 아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저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26:11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26:12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사를 위하여 함이니라
26:13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 하시니라
26:14 그 때에 열 둘 중에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26:15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26:16 저가 그 때부터 예수를 넘겨줄 기회를 찾더라

 

한 여인이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에게 부었습니다. 요한복음을 참고하면 향유를 부은 사람은 베나디에 사는 마르다와 나사로의 남매인 마리아이고 예수님께 부은 향유의 경제적 가치는 300 데나리온으로 노동자의 1년 수입에 해당하는 거액이라고 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포장하여 예수님에게 선물한 것이 아니고 현금으로 교환해서 드린 것도 아닙니다. 향유가 든 옥합을 깨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방법으로 예수님께 부어서 소비했습니다. 그렇게 소비하고 나면 경제적 가치는 남지 않고 사라집니다. 재활용하지도 못합니다. 마리아가 이런 비합리적인 향유의 소비방식을 택한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예수님에게 두고 있던 가치를 시급하게 표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땅에서 예수님을 섬길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처럼 말입니다. 마리아는 영적인 사람이어서 합리성을 기준으로 한 소비가 아닌 자신의 마음에 따라 가치소비를 했습니다. 마리아의 향유 옥합은 구약의 번제에서 그 유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번제라는 것은 소나 양을 잡아 고기를 제단에 올려놓고 완전 연소하여 재만 남기고 다 태워드리는 것입니다. 고기가 남지 않습니다. 그것을 제사 중에서 가장 헌신된 제사, 번제라고 합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을 둔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젯밥에 관심을 둘 수 없이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드리는 예배가 번제이기 때문입니다.

 

향유 옥합 사건이나 번제를 거룩한 낭비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듣습니다만 거룩하다는 형용사를 붙여 보아도 낭비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드린 사람 마음 안에는 거룩도 없고 낭비도 없기 때문입니다. 죄에 대한 애통이 있을 뿐이고 하나님에 대한 사모함이 있을 뿐입니다. 거룩한 낭비가 아니고 애통한 사랑을 최대한으로 표현하려 한 것입니다. 낭비라고 생각한 것은 유다입니다. 가룟 유다는 이것을 낭비라고 규정합니다.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불평한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가 자기 향유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그것이 유다에게 혼날 일은 아닙니다. 아마도 예수님 공동체의 재정을 관리하던 유다에게 공짜 의식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헌금이나 기부를 하면 일단 자기 수중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유다의 불만은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었다고 말하지만 그 말은 가난한 사람을 도울 테니 일단 내 주머니에 넣으라는 말이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장미꽃 100송이를 사는 것은 시급하고 간절한 방법으로 사랑의 진위를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사랑을 위해서 사용하는 돈에 효율과 합리를 따지는 사람의 진위는 의심받아야 합니다. 마리아는 참 잘했습니다. 예수님도 칭찬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경제적 효율에만 묶여있는 자본주의 기독교를 향해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예배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배드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예배로 모이지 못하는 사람들, 예배에 소용되는 돈이 아까워 계산만 하고 있는 사람들, 그렇게 합리적 소비를 하면 자신의 영혼에는 효율적이겠습니까?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15 계산이 빠르고 합리적이던 유다는 예수님을 은 삼십 세겔에 팔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