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묵상 【내가 그니라】 20240216(금) 에다가와 사랑의교회 최종석 전도사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들의 앞에서 무엇 하나 거짓된 것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런 예수님을 모함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거짓 증언을 만들어 냈습니다. 예수님이 하신 유일한 증언은,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말씀하신 것 뿐입니다. 

 오늘 본문의 예수님의 모습이 세상 앞에 서는 그리스도인의 모습과 같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핍박하려 수많은 거짓 증언들과 작은 틈을 노리지만, 우리는 그 앞에 당당하게 서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고백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며 가져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어떨까요.  그 믿음으로 인해 법정 앞에 서는 자들보다, 정말로 죄를 지어 법정 앞에 서는 그리스도인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세상이 공정하게 재판을 하려 해도, 자신을 변호하기 위한 거짓 증언을 만들어 냅니다. 예수님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수많은 변명들로 자신을 감추고 있습니다.

 꼭 법정에 서지 않더라도, 평소의 일상 속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고의적으로 감추기도 하며, 고의적이지 않아도 그 삶의 모습이 예수님의 모습을 가려버리기도 하는 것이 지금의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입니다. 오늘 본문 마지막 절에 등장하는 예수님께 침을 뱉고 그의 얼굴을 가리는 자들, 어쩌면 그 모습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유대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그가 신성모독을 하고 있다고 말하였지만, 언젠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도 그들처럼 너희가 나를 모독하였다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 누구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떳떳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앞에서 어느 것 하나 변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재판관들 앞에서 드러내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 앞에 우리의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우리는 이러한 존재이지만, 예수님이 내가 그니라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고난을 묵상하는 이 기간, 단순히 예수 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은 단순한 자기성찰의 시간이 아닌, 이런 우리조차 사랑하신 예수님, 이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