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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동안에도 우리의 작은 믿음은 이른 봄바람에 흔들리듯 자주 흔들린다. 그런데 제자들이야말로 이 사순절을 참 많이 흔들리며 보냈다. 물론 당시에는 사순절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주가 고난받기 시작하면서 부활하실 때까지 아니 부활하신 다음에도 제자들에게 평안이라는 것은 없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패배자였으며 또한 도망자였다. 유다의 죽음과 예수님의 연쇄적인 죽음의 공포, 그리고 남겨진 상실감 속에 빠르게 현실주의로 돌아가고 있었다. 현실주의자에게 부활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부활한 주를 만났어도 알아보지 못하고 실감하지 못했다. -요한복음 21:4-13 날이 새어갈 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서셨으나 제자들이 예수신줄 알지 못하는지라…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저희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잡히시던 날 밤의 식사를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였으나 부활의 아침에 주님이 차려주신 생선구이 정식이야말로 구원이 완성된 최고의 식사가 아닌가. 일곱 제자들은 식사를 하면서 정신이 돌아와 그제야 부활하신 주님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우리에게는 흔들리는 사순절일지라도 부활의 주님은 우리를 부르시기 위해 쪼그리고 앉아 생선을 구우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