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열왕기하 7:3~10
7:3 성문 어귀에 문둥이 네 사람이 있더니 서로 말하되 우리가 어찌하여 여기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랴
7:4 우리가 성에 들어가자고 할지라도 성중은 주리니 우리가 거기서 죽을 것이요 여기 앉아 있어도 죽을지라 그런즉 우리가 가서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저희가 우리를 살려 두면 살려니와 우리를 죽이면 죽을 따름이라 하고
7:5 아람 진으로 가려하여 황혼에 일어나서 아람 진 가에 이르러 본즉 그곳에 한 사람도 없으니
7:6 이는 주께서 아람군대로 병거 소리와 말 소리와 큰 군대의 소리를 듣게 하셨으므로 아람 사람이 서로 말하기를 이스라엘 왕이 우리를 치려하여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에게 값을 주고 저희로 우리에게 오게 하였다 하고
7:7 황혼에 일어나서 도망하되 그 장막과 말과 나귀를 버리고 진을 그대로 두고 목숨을 위하여 도망하였음이라
7:8 그 문둥이들이 진 가에 이르자 한 장막에 들어가서 먹고 마시고 거기서 은과 금과 의복을 가지고 가서 감추고 다시 와서 다른 장막에 들어가서 거기서도 가지고 가서 감추니라
7:9 문둥이가 서로 말하되 우리의 소위가 선치 못하도다 오늘날은 아름다운 소식이 있는 날이어늘 우리가 잠잠하고 있도다 만일 밝은 아침까지 기다리면 벌이 우리에게 미칠지니 이제 떠나 왕궁에 가서 고하자 하고
7:10 드디어 가서 성 문지기를 불러 고하여 가로되 우리가 아람 진에 이르러 보니 거기 한 사람도 없고 사람의 소리도 없고 오직 말과 나귀만 매여 있고 장막들이 그대로 있더이다

 

사마리아성이 아람군에 포위되어 궤멸적인 기근에 시달리고 있을 때 성문 입구에는 나병환자 네 명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회에서 배제되고 격리된 사람들입니다. 그들 또한 이스라엘 사람이니 이스라엘 안에 머물러 있으면 기근으로 죽을 것이고, 성 밖으로 나가면 아람에게 죽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람에게 항복해서 살아남기로 결심합니다. 아람이 그들을 죽이면 죽을 것이나 항복했으니 혹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살아남기 위한 다른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둥병자들이 적진에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람군은 헷 족속과 이집의 대군이 자신들을 공격하러 오고 있다는 환청을 듣고 야반도주한 것입니다. 그러니 실상 이스라엘은 포위되어 있지 않았는데 그 안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 잡아먹을 용기로 아람과 싸웠으면 이겼을 것입니다. 인간들이 사는 모습이 이렇습니다. 이스라엘은 포위되지 않았는데 먹고 살겠다고 사람을 잡아먹었는가 하면 아람은 쫓아오는 적이 없는데도 허겁지겁 도망갑니다. 이스라엘이나 아람이 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적이 무서워 숨어다니고 도망 다닙니다.

 

「악인은 쫓아 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 같이 담대하니라 잠언 28:1」존재하지 않는 적에게 숨어지내고 도망 다니고 있지 않는지 뒤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힘이 없고 실력이 없어도 숨거나 도망 다니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상황과 조건을 하나님이 만드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카드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상대의 눈만 가리고 상대의 귀에 환청을 들려주시면 이기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내 실력은 보잘것 없는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은 세계의 모든 상황과 조건을 주관하시는 분이므로 하나님 안에서 실력 없는 자가 이기는 것이 기적이 아닙니다. 믿음 안에서는 나의 약함도 힘이 됩니다. 힘 있다고 교만한 것과 힘 없다고 낙심하는 것만 믿음의 적입니다. 본문의 이야기에서 믿음은 어느 구석에도 없지만 한 점 남은 인간성이 믿음을 대신합니다. 네 명의 나병환자는 아람군의 전리품을 취하고 은닉하다가 곧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아직도 사마리안 도성 안은 아비규환이기 때문입니다. 그 소식을 사마리아의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습니다. 문둥병자들은 그들의 표현대로 아름다운 소식, 하나님의 구원 소식을 이스라엘에 전했습니다. 어리석은 이야기 안에 유일하게 아름다운 것은 문둥병자들이 전한 하나님의 구원의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