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6:1~11
16:1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16:2 이스라엘 자손 총회에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에 유명한 어떤 족장 이백 오십 인과 함께 일어나서 모세를 거스리니라
16:3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스려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뇨
16:4 모세가 듣고 엎드렸다가
16:5 고라와 그 모든 무리에게 말하여 가로되 아침에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 자가 누구인지 거룩한 자가 누구인지 보이시고 그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되 곧 그가 택하신 자를 자기에게 가까이 나아오게 하시리니
16:6 이렇게 하라 너 고라와 너의 모든 무리는 향로를 취하고
16:7 내일 여호와 앞에서 그 향로에 불을 담고 그 위에 향을 두라 그 때에 여호와의 택하신 자는 거룩하게 되리라 레위 자손들아 너희가 너무 분수에 지나치느니라
16:8 모세가 또 고라에게 이르되 너희 레위 자손들아 들으라
16:9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회중에서 너희를 구별하여 자기에게 가까이 하게 하사 여호와의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시며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게 하심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
16:10 하나님이 너와 네 모든 형제 레위 자손으로 너와 함께 가까이 오게 하신 것이 작은 일이 아니어늘 너희가 오히려 제사장의 직분을 구하느냐
16:11 이를 위하여 너와 너의 무리가 다 모여서 여호와를 거스리는도다 아론은 어떠한 사람이관대 너희가 그를 원망하느냐
레위 지파인 고라와 르우벤 지파인 다단과 아비람, 온이 모세를 거슬러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 본문을 읽기 위해서는 이른바 영적 위치, 종교적인 위치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흔히 모세가 주의 종이듯 목사가 주의 종이고, 레위인이 성전에서 봉사하는 구별된 헌신자이듯이 목사가 레위인에 해당한다고 하는 유비적 해석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레위인이 모세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렇다면 목사는 모세와 레위인 어느 쪽에 해당하는 것입니까? 이것을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논리적으로 모순에 걸리고 영적 질서는 애매모호해집니다.
공동체의 리더 역할이라는 의미에서 목사를 모세에 비유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신분의 의미에서 모세와 목사를 동일시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모세는 제도화된 종교의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이 구속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특별하게 부르신 구속사적 리더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해방시켰고, 율법을 받았고, 이스라엘 공동체의 정치, 외교, 군사, 입법, 사법, 행정, 종교 등을 총괄한 특별한 역할을 했습니다. 히브리서 3장에서는 모세를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설명합니다. 완전하게 동일하다는 의미가 아니고 그리스도의 불완전한 그림자로서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개신교회 제도에서 신분적으로 모세와 유비를 이룰 수 있는 종교적 포지션은 없습니다.
오히려 반란을 일으킨 레위 지파의 고라야말로 오늘날의 목회자나 교회의 리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레위인이 곧 목사라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레위인의 전체적 직무와 목사의 직무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고라는 성막 봉사라는 특별하고 거룩한 사명을 받았으나 더 영향력 있고 권위 있는 제사장을 탐하다가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말씀을 가르치고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목회자가 자신의 직분과 역할 이상을 탐할 때 생기는 교만의 구조와 고라의 반란의 구조가 같다는 것입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성도들에게 모세와 같은 존재인 목사를 거스르지 말라고 말하겠지만, 하나님은 직분을 섬김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신분과 지배 도구로 사용하려는 교만과 탐욕을 경고하실 것입니다.
목사에게는 교회의 대표자로서 말씀을 가르치고 예배를 인도하는 권위가 있습니다. 마땅히 그 권위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강조하게 위해서 선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셨습니다. 개신교인인 저로서는 교황 무류성,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지상의 그리스도의 대리자라 특별한 영적 신분에 동의하거나 믿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약자와 평화에 대한 사랑의 역할을 존경합니다. 영적 신분이나 위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믿는 자가 신자이고, 헌신하는 자가 헌신자이고, 사명을 실천하는 자가 사명자이고, 말씀을 읽고 해석하고 가르치는 자가 목사입니다. 누구라도 겸손하게 그 역할에 충실할 때 그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