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2:16~27
32:16 그들이 모세에게 가까이 나아와 가로되 우리가 이 곳에 우리 가축을 위하여 우리를 짓고 우리 유아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32:17 이 땅 거민의 연고로 우리 유아들로 그 견고한 성읍에 거하게 한 후에 우리는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을 그 곳으로 인도하기까지 그들의 앞에 행하고
32:18 이스라엘 자손이 각기 기업을 얻기까지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아니하겠사오며
32:19 우리는 요단 이편 곧 동편에서 산업을 얻었사오니 그들과 함께 요단 저편에서는 기업을 얻지 아니하겠나이다
32:20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만일 이 일을 행하여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가서 싸우되
32:21 너희가 다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요단을 건너가서 여호와께서 그 원수를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고
32:22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복종케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의 앞에서나 이스라엘의 앞에서나 무죄히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산업이 되리라마는
32:23 너희가 만일 그같이 아니하면 여호와께 범죄함이니 너희 죄가 정녕 너희를 찾아낼 줄 알라
32:24 너희는 유아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양을 위하여 우리를 지으라 그리하고 너희 입에서 낸 대로 행하라
32:25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모세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우리 주의 명대로 종들이 행할 것이라
32:26 우리의 어린 자와 아내와 양떼와 모든 가축은 이곳 길르앗 성읍들에 두고
32:27 우리 주의 말씀대로 종들은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다 건너가서 싸우리이다
이스라엘이 요단강을 건너기 직전, 모압 평지에 진을 치고 있을 때 일이다. 모세가 아직 살아있을 때였고 가나안 정복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둔 시점이었다. 요단강을 건너 서쪽으로 들어가야 가나안 정복이 시작될테지만 요단강 동쪽에도 길르앗과 야셀이라는 일부 땅이 존재했다. 길르앗과 야셀 일대는 가축을 기르기에 적합한 목초지였고 이에 르우벤과 갓 지파는 그곳을 자신들의 소유지로 선점하게 해 줄 것을 모세에게 요청했다.
그들은 조건을 제시했다. 모든 정복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장하여 앞장서 싸울 것이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땅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모세는 그 조건부로 이를 허락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하나님 앞에서 죄가 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권리를 취하고 싶으면 공동체를 위한 신실한 헌신을 동반할 것을 엄격하게 요구한다.
르우벤과 갓 지파의 동쪽 땅 선점의 요구는 가나안 정복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내부적 갈등이 생겼다는 점에서 시험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모세는 불완전한 동기가 섞인 일부의 제안을 공동체의 책임 있는 약속으로 전환시켰다. 개인적 요구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체적 질서를 유지하여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여호수아서를 읽어보면 르우벤과 갓 지파의 이후 행동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약속을 지켜 실제로 요단을 건너 앞장서 싸웠고, 전쟁이 끝난 후에 자신들의 기업의 땅으로 돌아갔다. 인간의 욕심은 사명의 길 위에서도 드러난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다. 현실적 욕구와 신앙 공동체의 이상 사이의 긴장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기보다 책임 있는 약속의 이행을 통해 진정한 연합과 신뢰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