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QT34：삶과 죽음의 역설 20200212

요한복음 11:1-16
11:1 어떤 병든 자가 있으니 이는 마리아와 그 형제 마르다의 촌 베다니에 사는 나사로라
11:2 이 마리아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씻기던 자요 병든 나사로는 그의 오라비러라
11:3 이에 그 누이들이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가로되 주여 보시옵소서 사랑하시는 자가 병들었나이다 하니
11:4 예수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이를 인하여 영광을 얻게 하려함이라 하시더라
11:5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11:6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11:7 그 후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유대로 다시 가자 하시니
11:8 제자들이 말하되 랍비여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 하였는데 또 그리로 가시려 하나이까
11: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낮이 열 두시가 아니냐 사람이 낮에 다니면 이 세상의 빛을 보므로 실족하지 아니하고
11:10 밤에 다니면 빛이 그 사람 안에 없는고로 실족하느니라
11:11 이 말씀을 하신 후에 또 가라사대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 그러나 내가 깨우러 가노라
11:12 제자들이 가로되 주여 잠들었으면 낫겠나이다 하더라
11:13 예수는 그의 죽음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나 저희는 잠들어 쉬는것을 가리켜 말씀하심인줄 생각하는지라
11:14 이에 예수께서 밝히 이르시되 나사로가 죽었느니라
11:15 내가 거기 있지 아니한 것을 너희를 위하여 기뻐하노니 이는 너희로 믿게 하려함이라 그러나 그에게로 가자 하신대
11:16 디두모라 하는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

 

예수님은 유대인들을 피해 요한이 처음 세례를 주던 곳인 요단 동편 지역으로 건너가서 머물고 계셨습니다. 거기서 나사로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님은 다시 유대로 되돌아가시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살의를 품고 있는 유대인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들어가신다면 무슨 해를 당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나사로 소식을 들었지만, 유대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나사로가 즉든지 예수님 일행이 위험해지던지 진퇴양난의 곤란한 상황입니다.

 

예수님은 이 위기 상황에서 나사로의 병은 죽을병이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병이라고 하십니다. 알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이를 인하여 더욱 영광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사로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도 서둘러 가시지 않고 이틀을 더 지체하신 후에 일어나 나사로의 집인 예루살렘 인근의 베다니로 가십니다. 이것에 영광을 드러내실 계획이 있습니다. 제자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죽음을 이기게 하시는 부활 사건입니다.

 

여느 사건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나사로 사건은 나사로의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건입니다. 예수님이 영광을 얻는 것은 나사로의 죽음 그리고 부활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예수님의 정체와 사역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곤란한 사람을 도와주시고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것이 예수님의 정체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정체는 부활이요 생명입니다. 나사로 사건에 통해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드러내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곤란한 상황에서는 예수님의 도움을 구하고 가르침은 열심히 듣지만, 부활에는 냉소적인 사람이 있다면 예수님의 정체를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체는 부활이고 생명입니다. 나사로 사건은 그 영광을 드러내시는 사건입니다.

 

나면서부터 소경이었던 실로암의 거지를 치유하시던 날, 그가 소경 된 것은 자기의 죄도 아니고 부모의 죄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게 하고 고장 난 인간을 회복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부활의 첫 열매는 나사로가 아닙니다. 나사로는 예표입니다. 부활의 첫 열매는 예수님이고 우리는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것이 죄와 사망을 이기게 하시는 예수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이 강 건너편에서 이틀이라는 시간을 더 보내신 것은 나사로의 죽음을 확인하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기어이 나사로가 죽은 것을 아시고 제자들에게 그의 죽음을 언급하십니다.

 

나사로가 죽었다는 말은 제자들에게 상황이 끝났다는 말같이 들렸을 겁니다. 대부분의 제자는 이것에 안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나사로가 죽었으니 유대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제 나사로가 죽었으니 유대로 들어가자고 하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인간의 이해 안애서는 해석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것은 믿음입니다.

 

여기서 제자 도마의 발언이 의미심장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도마도 예수님의 말씀과 계획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하고 완전하게 오해하고 있습니다. 나사로가 죽었는데 예수님이 유대로 들어가자 하시니 예수님은 곧 죽을 것이고 우리도 따라 죽자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뜻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죽음을 각오한 발언이었습니다. 그 말은 한 것은 주위의 다른 제자들이 주저하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뜻을 다 알지 못하지만, 그분과 동행하면 그분의 영광을 볼 것입니다.

 

그렇게 주를 따라 죽으려고 유대에 들어간 도마는 나사로가 살아나오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을 것입니다. 죽으려고 들어갔는데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를 따라서 죽으려고 하지만 주를 따라 사는 것이 부활입니다.

 

죽음이라는 완전한 절망에서 하나님의 영광은 부활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남은 과목을 가르치셔야 했기 때문에 위독한 나사로에게 서둘러 가시지 않고 죽은 후에 가신 것입니다. 아직 제자들에게 부활의 공부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부활 사이로 죽음과 삶이 역설적으로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사로 부활 사건에 앞장서서 죽으러 가지고 하던 도마가 예수님 부활 사건을 믿지 못하고 주저했던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주와 함께 죽기 위한 믿음이 아니고 주와 함께 살기 위한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