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19:28-37
19:28 이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룬줄 아시고 성경으로 응하게 하려하사 가라사대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19:29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머금은 해융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19: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가라사대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시니라
19:31 이 날은 예비일이라 유대인들은 그 안식일이 큰 날이므로 그 안식일에 시체들을 십자가에 두지 아니하려 하여 빌라도에게 그들의 다리를 꺾어 시체를 치워 달라 하니
19:32 군병들이 가서 예수와 함께 못박힌 첫째 사람과 또 그 다른 사람의 다리를 꺾고
19:33 예수께 이르러는 이미 죽은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아니하고
19:34 그 중 한 군병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19:35 이를 본 자가 증거하였으니 그 증거가 참이라 저가 자기의 말하는 것이 참인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함이니라
19:36 이 일이 이룬 것은 그 뼈가 하나도 꺾이우지 아니하리라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함이라
19:37 또 다른 성경에 저희가 그 찌른 자를 보리라 하였느니라
구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될 예언으로 가득합니다. 마치 몸속을 돌던 피가 중력을 거슬러 심장으로 돌아 들어가는 것 같이 예언의 말씀들은 십자가에서 뛰고 있는 심장 안으로 모여듭니다. 이것을 위하여 성경은 예언을 품고 역사 속을 살아왔습니다.
성경은 창세기 3장 15절의 여자의 후손으로 태어나시는 것을 시작으로 그리스도가 상하고 찔리고 매 맞고 조롱당할 것을 예언했습니다. 도둑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실 것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실 것도 예언입니다.
옷을 벗기우고 사람들이 그것을 제비뽑아 가져갈 것이고 내가 목마르다 하실 것과 신포도주를 입에 대실 것과 버림받은 고통으로 부르짖을 것까지 예언되었습니다. 뼈가 부러지지 않고 보전될 것과 창이 옆구리를 찌를 것도 예언입니다.
십자가의 혹독한 고통과 임박한 임종에도 예수님은 집요할 정도로 성경의 예언이 성취되시는 것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그것을 연출하시는 것이 아니고 순종이 이루어가고 있는 예언의 성취를 발견하고 선언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안에서는 약속의 말씀들과 십자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클로즈업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곧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은 그 영광의 한 절도 놓치지 않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고통받다가 돌아가시지만, 요한은 그 고통에 대해서 공감 한마디 없이 예수님의 죽음을 기록했습니다. 요한의 글에서 예수님의 죽음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요한이 십자가를 죽음의 공포와 절망이 아닌 오직 말씀이 성취되고 있는 경이로움에 대해서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수기 23장 19절에「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치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치 않으시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에게는 있으나 인간에게는 없는 비공유적 속성 중에 하나가 불변성입니다. 인간은 가변적인 존재이지만 하나님은 불변하시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완전한 존재와 목적, 약속의 성취에 있어서 신실하심으로 영원토록 불변합니다. 하나님은 성장하거나 발전하거나 개선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의 불변성은 완전성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지만 하나님의 불변의 약속을 가진 사람들, 즉 말씀을 가진 사람들은 변화합니다. 인간은 하나님 안에서 가변적인 존재이니까요. 완전하지 않지만 회개할 수 있고 타락했지만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약속은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그 약속은 반드시 현실이 됩니다. 식언(食言) 치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살이 찢어지고 숨이 끊기는 순간에도 약속을 지키시는 것에 천착하시는 분이시지 않습니까?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이 약속을 가졌는가 가지지 못했는가입니다. 십자가에서 약속은 갱신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십자가의 약속은 구원의 날에 현실이 될 것입니다. 그사이에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음이란 하나님과 약속하기 위해 꺼내든 새끼 손가락 같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