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QT64 220323수【정치논리의 틈바구니】누가복음 23장 1~12

누가복음 23장 1~12
23:1 무리가 다 일어나 예수를 빌라도에게 끌고 가서
23:2 고소하여 가로되 우리가 이 사람을 보매 우리 백성을 미혹하고 가이사에게 세 바치는 것을 금하며 자칭 왕 그리스도라 하더이다 하니
23:3 빌라도가 예수께 물어 가로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대답하여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23:4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무리에게 이르되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 죄가 없도다 하니
23:5 무리가 더욱 굳세게 말하되 저가 온 유대에서 가르치고 갈릴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여기까지 와서 백성을 소동케 하나이다
23:6 빌라도가 듣고 묻되 저가 갈릴리 사람이냐 하여
23:7 헤롯의 관할에 속한 줄을 알고 헤롯에게 보내니 때에 헤롯이 예루살렘에 있더라
23:8 헤롯이 예수를 보고 심히 기뻐하니 이는 그의 소문을 들었으므로 보고자 한지 오래였고 또한 무엇이나 이적 행하심을 볼까 바랐던 연고러라
23:9 여러 말로 물으나 아무 말도 대답지 아니하시니
23:10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서서 힘써 고소하더라
23:11 헤롯이 그 군병들과 함께 예수를 업신여기며 희롱하고 빛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도로 보내니
23:12 헤롯과 빌라도가 전에는 원수이었으나 당일에 서로 친구가 되니라

대제사장 일행은 예수님에 대한 세 가지 혐의를 가지고 빌라도에게 사형을 요구합니다. 백성을 미혹하고, 가이사에게 세 바치는 것을 금하며, 자칭 왕 그리스도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세 가지 모두 정치적인 죄목입니다. 그러나 빌라도는 사실관계를 알고 있었습니다. 백성을 미혹했다는 것은 위기를 느낀 산헤드린의 입장에서 한 말이고, 예수님이 세금을 바치는 것을 금하는 반정치적 행위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빌라도는 이 사건이 억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정치적으로 예수를 죽이라는 유대인들의 요청을 묵인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총독은 식민지의 안정을 위해서 파견된 사람입니다. 진실이나 정의보다 소요가 일어나거나 인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했을 것입니다.

빌라도가 6절에서 갈릴리 사람이냐고 물은 것은 관할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곳은 헤롯의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헤롯이라는 것은 분봉왕 안티파스를 말합니다. 빌라도는 유대 총독으로 로마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이고 헤롯은 유대의 왕입니다. 그러나 헤롯은 유대인이 아닙니다. 에돔의 왕족입니다. 에돔의 헤롯 왕가가 로마의 실권자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유대 지배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유대는 외교적 실패로 이중 지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총독과 왕이 다 로마 황제의 부하이고 빌라도 총독과 헤롯 왕의 통치권은 애매하게 겹칩니다. 그래서 서로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영역을 구분했던 것 같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 사건을 헤롯에게로 보내고 헤롯은 예수님을 조롱하고 다시 빌라도에게 돌려보냅니다. 어쩐 일인지 이 일로 그들의 애매했던 관계가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서로 돌려보내면서 판결의 권한을 인정하는 존중의 관계가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총독과 왕의 정치적 이해, 그리고 탐욕스러운 유대 종교의 기득권이라는 정치적 함수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으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6RK_hwaQ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