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묵상24【벧엘에서 만난 야곱의 하나님】220927(화) 에다가와 사랑의 교회

창세기 28:10~22
28: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28:11 한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곳의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자더니
28: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섰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가 그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하고
28: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가라사대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28: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28:16 야곱이 잠이 깨어 가로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28:17 이에 두려워하여 가로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다른 것이 아니라 이는 하나님의 전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28:18 야곱이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베개하였던 돌을 가져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28:19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본 이름은 루스더라
28:20 야곱이 서원하여 가로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사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주사
28:21 나로 평안히 아비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28:22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전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야곱은 가족과 함께 살던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에서가 죽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에게는 낯설고 힘든 고난이지만 야곱이 부모를 떠났다는 것은 야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야곱의 이야기란 누군가가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야곱 자신이 만난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야곱의 신앙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야곱은 하란으로 가는 노상에 밤을 맞았고 노숙을 하게 됩니다. 깜깜한 어둠에 혼자 노숙을 해야 하니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그러나 두려움이나 고독이라는 감정보다 서러움이라는 감정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서 서러워질 때가 있지요. 아무도 달래주는 이가 없을 때는 눈물도 잘 흐르지 않습니다. 에서는 새장가를 들어 새신부와 신혼 중입니다. 축복기도는 야곱이 받았는데 어쩐 일인지 야곱이 더 외롭고 두렵고 서럽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거기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래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입니다.

 

이어령 선생님이 아담이 창조된 후 첫날에 밤을 맞았을 때 아담이 얼마나 놀라서 두려워 했까라고 말했던 상상력을 기억합니다. 아담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들지 못하는 두려운 밤을 지새고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세상이 다시 밝아질 때 그때가 바로 아담의 종교가 시작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야곱에게 벧엘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드디어 야곱의 종교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야곱은 돌을 베개 삼아 잠을 청했습니다. 야곱이 잠들었고 꿈을 꾸는데 하나님은 야곱의 가는 길에서 안전하게 지킬 것을 약속하십니다. 잠에서 깬 야곱은 자신이 베고 잤던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쏟아 부었습니다. 야곱에게 기름 한 병이라는 것은 어머니에게 받은 재산 전부입니다. 야곱이 베고 잤던 베개는 제단이 되고 그 제단 위에 기름 전부를 부어 예물로 드린 것입니다. 잔에 따라 드리고 남은 것을 취하는 것이 아니고 마치 번제와 같이 돌 위에 모조리 부어 남김없이 하나님에게만 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지키시고 공급하실 것을 믿는 표시로 모든 소득의 10분의 1을 드리겠다고 서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십니다. 문제는 약속을 믿지 않거나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맺은 약속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하나님과 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하나님과 약속을 맺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보다 말씀과 기도 앞으로 더 가까이 가지 않으면 하나님과는 대화할 수 없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이 임재하신 것을 깨닫고 두려워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당연히 두려움의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떨리는 것이 정상입니다. 저는 2001년 이른 봄에 커피숍에서 혼자 공부하다가 「사영리」 라는 작은 소책자로 하나님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정말 처음 들었습니다. 그때 제 몸은 많이 떨렸습니다. 이가 부딪혀 말을 하지 못하도록 떨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그것을 읽어주었던 청년도 지금은 목사가 되었는데 만날 때면 그날의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는 교회로 돌아가서 모두에게 말했다고 했습니다. 도무지 하나님을 믿을 것 같지 않던 사람에게 용기를 내어 사영리를 읽어주었더니 바들바들 떨면서 예수님을 영접하더라고 간증했다고 합니다.

 

20여 년 전 그 시절은 저에게도 야곱의 벧엘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불안하고 두렵고 고독하고 서러웠습니다. 야곱의 믿음은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믿음이 아니고 아버지 이삭의 믿음도 아닙니다. 벧엘에서 만난 나의 하나님, 야곱 자신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있는 사람은 남의 하나님 이야기에 현혹되거나 이리저리 몰려다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거기 있지 않고 여기 계십니다. 험한 길 가는 동안에 그 길 위에 하나님이 나타나시고 함께 하시기를 사모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TZYqODo7o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