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잠언 20:1~14
20:1 포도주는 거만케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무릇 이에 미혹되는 자에게는 지혜가 없느니라
20:2 왕의 진노는 사자의 부르짖음 같으니 그를 노하게 하는 것은 자기의 생명을 해하는 것이니라
20:3 다툼을 멀리 하는 것이 사람에게 영광이어늘 미련한 자마다 다툼을 일으키느니라
20:4 게으른 자는 가을에 밭 같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거둘 때에는 구걸할지라도 얻지 못하리라
20:5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니라 그럴찌라도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 내느니라
20:6 많은 사람은 각기 자기의 인자함을 자랑하나니 충성된 자를 누가 만날 수 있으랴
20:7 완전히 행하는 자가 의인이라 그 후손에게 복이 있느니라
20:8 심판 자리에 앉은 왕은 그 눈으로 모든 악을 흩어지게 하느니라
20:9 내가 내 마음을 정하게 하였다, 내 죄를 깨끗하게 하였다 할 자가 누구뇨
20:10 한결 같지 않은 저울 추와 말은 다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느니라
20:11 비록 아이라도 그 동작으로 자기의 품행의 청결하며 정직한 여부를 나타내느니라
20:12 듣는 귀와 보는 눈은 다 여호와의 지으신 것이니라
20:13 너는 잠자기를 좋아하지 말라 네가 빈궁하게 될까 두려우니라 네눈을 뜨라 그리하면 양식에 족하리라
20:14 사는 자가 물건이 좋지 못하다 좋지 못하다 하다가 돌아간 후에는 자랑하느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니라 그럴지라도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 내느니라 20:5」 여기서 「깊은 물과 같은 모략」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길어 올릴 수 있는 명철」이 중요합니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로운 것은 아닙니다. 논문 등의 글을 읽어보면 저자는 자료를 인용하지만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돕기 위해서 남의 것을 인용하는 것인데 자기가 할 말이 없다면 자신이 동원한 지식은 남의 것을 전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식을 동원하지만 지혜가 없으니 생산적 지식은 없고 뻔한 일반론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논문은 졸업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고 어떤 주제의 선행연구를 자신의 논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할 때 미숙한 일본어로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면담을 요청하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가고 싶은 연구실은 학부 전공과 달랐으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우연히 아사히 신문을 펼쳐 읽다가 당일 기준 일본의 고령자 관련 통계가 발표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날 밤 그것을 인용하여 연구계획서를 쓰고 다음 날 교수를 만났습니다. 교수는 자신도 아직 확인하지 못한 따끈따끈한 데이터를 유학생이 연구계획서에 반영해서 들고 오자 대단히 열정적이고 정보가 빠른 학생인 줄로 알고 저를 연구실에 받아주었습니다.

 

사실 일본어 신문은 그날 처음 읽었습니다. 통계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날 우연히 그것이 보였던 것이고 시의적절하게 그 정보를 사용했다가 운 좋게 원하던 연구실에 들어간 것입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즈음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으니 행운이라는 말은 은혜라는 말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식이 많아도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지식이 적어도 활용하기에 따라 지적 생산량과 질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식이 들어있는 머리 크기보다 그것을 유효하고 주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주변머리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길어 올린다고 표현한 것을 보니 우물에 비유한 것 같습니다. 고대 팔레스타인에서 우물이라는 것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러나 무작정 열심히 판다고 해서 물이 터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물 시추를 위한 과학적 탐지 기술이 없었을 테니 눈에 보이지 않는 지혜를 더듬어 수맥을 찾아내는 사람이 우물을 소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창세기에 우물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내던 사람이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지혜를 주시면 파는 곳마다 물이 터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삽질만 해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 모략은 깊은 물 같으니라 그럴지라도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 내느니라 20:5」 깊은 물 같은 모략을 길어 올려 목마른 곳을 해갈시키는 명철이 있기를 기도합니다.